용인시가 주민체육대회 예산 일부를 반납해달라고 요구해 잡음이 생기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기흥구에 따르면, 2년에 한번 9월에서 10월경 주민화합을 위해 열리고 있는 한마음체육대회 행사로, 올해 세운 행사비는 총 2억9600만원이며 이 돈은 관내 11개 동 체육회에 각각 2400만원씩 사용토록 예산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11명의 동 체육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려운 시 재정을 감안해 체육대회를 열 것인지, 아니면 취소하고 행사비 전액을 반납할 것인지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6대5로 진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25일 기흥구청장 요구에 의해 마련된 점심식사 자리에서, 구청장이 각 동 행사비 2400만원 중 1000만원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반납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참석한 9명의 체육회장들에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흥구는 동 체육회장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기흥구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체육대회를 하는 대신 1000만원으로 축소해 줄 것을 요구한 건 사실”이라면서 “행사비 전액 반납은 시 재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동 체육회장들이 5월 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체육회장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반납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 동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반납을 결정했다는 말은 사실무근”이라면서 “뜬금없이 구청장의 요구에 5월 결정된 사항을 다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선 1000만원으로 행사를 치를 바엔, 그만두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며, 결정은 다음 주중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치르는 언론사 체육대회는 꼬박꼬박 수억원씩 지원하면서, 고작 2년에 한번 주민을 위해 열리는 체육대회를 없애도록 눈치나 주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이는 형평에도 맞지 않으며, 이럴바에 대회 예산은 뭐 하러 세웠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용인시는 마라톤과 골프 등 각종 언론사 체육대회 예산으로 3억2000만원을 세워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