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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평창군, 육백마지기를 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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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뉴스

[기자수첩] 평창군, 육백마지기를 돌려주자

 

[광교저널 강원.평창/최영숙 기자] 바람 한 점 없이 땡볕만 사납던, 풍차도 멈춰섰던, 그러다가 태풍과 폭우가 몰아쳤던 다이나믹한 여름은 다 끝난 것인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가을 초엽의 육백마지기에는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본지가 정상에 이르렀을 때 동시에 눈에 띈 것은 비포장길 왼편의 고랭지 무 수확장면과 무밭 맞은 편 헬기장에 쳐 놓은 캠핑 텐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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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기 전 18만여평에 이르는 고랭지채소의 재배지였던 그곳은 현재 극히 일부에서만 무를 재배하고 있었다. ‘무 맛이 배 맛같이 달다’는 그 중갈이 무인가? 무 채취작업 풍경에 본지 기자의 카메라의 앵글을 보자 한 일군이 양팔을 번쩍 치켜들어 손인사를 건넸다.

 

트렉터가 800킬로짜리 무 자루를 매달고 길가로 달려 왔다. 트렉터 기사가 손을 흔들었다. 무밭 작업꾼들의 모습은 기운찼고 정다웠다. 화전을 일구던 사람들의 모습이 다 저랬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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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마지기가 온통 고랭지채소밭으로 아득히 지평선을 이루었던 시절, 김선녀 할머니(78세, 미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새벽 3시부터 걸어서 거길 갔어. 배추밭 무구(‘무’의 강원도 사투리)밭에서 일하고 저녁 6시가 돼 내려오면 밤 9시나 10시여. 품값은 12,000원이었지 아마? 지금은 길이나 좋지. 그때는 길도 안 좋은 데…7년을 걸어다니며 하루종일 일했어. 죽기 살기로 다녔어. 아들 가르켜 남 앞에 세우려고. 그 아들이 지금은 서울 무슨 고등학교 교장이여.” 김선녀 할머니는 아들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함께 자신이 힘겨웠던 시절의 육백마지기를 그렇게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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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김선녀 할머니가 죽기 살기로 일을 다녔던 것처럼 육백마지기는 어떤 미탄 사람들에게 있어 중요한 삶의 터전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런 곳을 지금은 외지에서 찾아 온 캠핑객들이 차지했다. 무밭 맞은 편 헬기장에 텐트를 친 캠핑객처럼 풍차 아래에도, 전망대 옆에도, 비포장 길가에도, 캠핑객들이 제각각 자유롭게 자신들의 공간을 세팅한 풍경은 평화롭고 한가롭다. 얼마나 서로 다른 모습으로 육백마지기를 경험하고 있는가.

 

좋다. 마음껏 즐기다 가시라. 아직 뭇 사람들의 손발이 타지않은 조용한 자연을 누구보다 먼저 즐기고 싶었을 것이다. 나영선(용인, 남, 36세)씨는 “캠핑장은 사람이 많아서 그럴 수 없지만 이런 곳은 저희끼리 아이들이랑 좀더 자유롭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다음에 또 오겠냐는 본지의 질문에 “사람이 많아지면 자리잡기도 어려우니까...고민될거예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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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손발이 타지 않은 곳이란 자연이 잘 보존된 깨끗한 공간이라는 것, 그것은 이 마을 사람들이 자기 터전을 소중히 지켜 온 결과라는 말이다.

 

묻는다. 숲에 들어가 몰래 버린 쓰레기들, 여기저기 던져버린 담배꽁초들, 전망대 데크에 쏟아 둔 개밥, 길가의 용변 쓰레기들은 대체 누구의 흔적인가? 깨끗한 곳이 그대로 깨끗할 수 없는 까닭이 무엇인가?

 

인근 주민들에게 외지 손님들이 반가울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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