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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그냥 살아야 하나요?

기사입력 2013.12.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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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칼럼리스트 김상국 경희대교수

      (산업경영공학과)

     중소기업이 중요하다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는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중소기업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는 잘 모르고 있다.

     

    이번에는 중소기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중소기업은 제조업의 경우 평상시 근로자가 300명 이하이거나, 자본금이 80억 이하인 기업을 말한다. 이 말을 들으면 우리가 아는 삼성, 현대, LG 등 몇 개의 대기업을 빼고는 우리주위에 있는 대부분이 기업들이 중소기업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중소기업은 숫자로는 우리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일하는 사람 수로는 86.8%를 차지한다. 더욱이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일자리를 중소기업이 106.4% 만들었고, 대기업은 오히려 6.4% 감소했다.

     

    즉 지난 10년 동안에 새로 생긴 일자리는 중소기업이 제공했고, 오히려 대기업 일자리는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중소기업이 요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대기업에 비해 점점 더 떨어지고, 종업원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생산성이 떨어지니 중소기업의 이윤율이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임금도 대기업의 절반이하인 46.9% 밖에 안 된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신용등급이 낮아 대기업 보다 1%P 이상 높은 은행 이잣돈을 써야한다.

     

    정말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애 쓰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한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가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대기업과의 관계이다. 우선 대기업은 중소기업 보다 훨씬 더 강한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율이나 유가 상승이 있을 때 대기업들은 곧잘 원가 상승요인을 중소기업에 떠 넘겼다.

     

     때로는 원가 상승요인이 없을 때도 단가를 낮춰달라는 강요성 요청을 곧잘 했다. 물건을 사주는 하나의 대기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그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물건은 가져가면서도 대금은 몇 달 어음을 준다거나,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한 좋은 기술이나 인력을 적절한 대가 없이 가져간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주문량을 감소하는 등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많았었다.

     

    이번 박근해 정부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경제는 바로 이러한 불공평한 관계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늦었지만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밖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경우 중소기업 안에서도 온다. 그 증거는 간단히 제시할 수 있다. 누구나 불경기라고 말하지만 모든 중소기업이 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잘 나가는 중소기업은 더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이 우리 주위에 수없이 많지만 손님 많은 음식점은 표를 받고 기다려야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 음식점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맛과 푸짐한 량 그리고 적절한 가격이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인들도 이제는 내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과연 고객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냉철히 살펴봐야 한다.

     

    내가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고객이 사주기를 바래서는 안 된다.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나의 상품이 어떠해야 “만” 하는가를 면밀히 분석하고, 그리고 그 제품을 고객이 만족할 수밖에 없도록 상품화해야 한다.

     

    내가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살수밖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럴지 모른다. “그걸 누가 모르나, 그렇게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래는 이런 상품을 만드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된다. 아니 이미 그렇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처럼 경제성장이 빠를 때는 만드는 제품보다 사겠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러므로 제품은 만들면 팔렸다. 누구나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경제성장 속도가 떨어지면서 물건은 넘쳐나게 됐다. 이제는 팔릴 수밖에 없는 상품만이 팔리게 됐다. 기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불경기이기도 하지만 팔릴만한 상품만이 팔리는 때가 된 것이다. 이제 중소기업인은 냉철하게 자신에게 물어야한다. 과연 내가 만든 제품은 팔릴 수밖에 없도록 잘 만들어진 상품인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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