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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푸는 부동산 정책; 부동산 정책의 허와 실(제 1 편)

기사입력 2013.12.16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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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칼럼리스트 김상국 경희대교수

       (산업경영공학과)

    부동산 문제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다. 최근 급격한 집값 하락과 하우스 푸어 문제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됐다.

     

    우리 용인은 난개발과 관련된 집값 하락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돼 있다. 그러나 부동산 문제는 풀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비교적 명확한 설명과 해결이 가능한 분야다. 하나씩 풀어 보겠다.

     

    우리나라의 주택 통계를 보면 약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이상한 부분이 있다. 즉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102.7%로 가구 수보다 더 많은데 자가 주택 보급률은 1980년 58.6%에서 2010년에는 54.2%로 오히려 계속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집값이 너무 높아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는 이상한 현실이다. 이러한 통계의 배후에는 단 하나의 사실이 존재한다. 그것은 곧 하나 이상의 집을 가진 다수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떤 통계를 보면 최고 3,000 가구 가까이 집을 소유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흔히 주택정책을 말할 때 ‘풍선효과’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 말의 뜻은 한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쪽을 누른(제한하는) 정책을 펴면, 다른 쪽에서 문제가 생겨 결국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주택정책만큼은 비교적 풀기가 용이한 문제다. 단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하고, 사회적인 공감을 얻을 때 까지 언론 또는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말할지라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하는 정부의 뚝심”이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의 태두리 안에서 행동하는 것은 잘못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될 만큼 충격을 주게 될 때, 그리고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아야할 만큼 문제가 곪아 터질 때 까지 늦장을 부릴 때 문제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다가구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 때로는 정부가 장려하기 까지 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항변할만한 요소가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다가구 주택을 보유하게 하는 것은 좋으나,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고려나 제한 없이 임대주택 제도를 허락한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 밀도는 세계 20위라고 한다. 그러나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인구가 몇 백만도 안 되는 나라를 빼면 방글라데시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다. 네덜란드나 일본보다도 높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산지가 70%나 된다는 사실이다.

     

    거주 가능한 지역만으로 인구 밀도를 따진다면 우리나라는 아마 방글라데시보다도 훨씬 높을 것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인 것은 수도권에 인구의 60%가 모여 살고, 그 중에서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서울에 살고 싶어 하며, 그것도 강남에 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서울의 집값이 왜 비싸고, 강남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이유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여기에 우리나라 특유의 부모님들의 높은 자식 교육열과 끈질긴 부동산 투기 욕구(열풍) 그리고 해마다 서너 번씩 바뀌는 주택정책 까지 겹쳤으니 부동산 가격이 우왕좌왕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장황하게 주택과 관련된 배경을 설명하는 이유는 간단한 하나의 사실 때문이다.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일으키는 본질적인 원인을 ‘적학’하게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경영전략을 전공했다.

     

    경영전략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문제를 일으키는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데서 시작한다. 높은 주택가격과 하우스 푸어는 절대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결과이다. 그런데 그것을 문제로 보기 때문에 적절한 해결책이 나올 수가 없고, 그 해결책도 자주 바뀌기 때문에 해결책이 제시된 이후 문제가 오히려 더욱 심각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하우스 푸어와 전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주택자를 허락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주택가격 상한제를 없애야 한다.” 더욱 놀라운 주장은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강남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만 강남 집값이 안정화 된다.”는 주장 등이다.

     

    수요공급의 법칙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주장이 맞아 떨어지기 위해서는 수요를 충분히 채울 만큼의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땅은 공급을 늘릴 수 없는 대표적인 물건이다. 자동차나 텔레비젼이 아니다. (다음 회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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